2편. 중국의 수학과 교육과정
중국 정부는 지속해서 추진해 온 교육 개혁의 일환으로 중국 교육부는 2001년 7월 중학교까지의 의무교육 기간에 대한 교육과정 「전일제 의무교육 수학 과정표준」을 제정하여 공포하였다. 이 교육과정은 3년간의 실험 단계를 거쳐 2005년부터 전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적용되고 있다. 고등학교 역시 2003년 「보통고중 수학 과정표준」을 발표하면서 초·중·고등학교 전체에 걸친 교육과정 개혁을 이뤄가고 있다.
○ 중국 수학 교육과정의 특징
가. 내용 영역 구분의 광역화
중국의 교육과정은 초등학교 저학년, 고학년, 중학교의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각 단계의 대략적인 내용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학습 단계 | 제1단계(1~3학년) | 제2단계(4~6학년) | 제3단계(7~9학년) |
수와 대수 | · 수 ·수의 계산 · 흔히 보는 량 · 법칙에 대한 탐구 |
· 수 · 수의 계산 · 식과 방정식 · 법칙에 대한 탐구 |
· 수와 식 · 방정식과 부동식 · 함수 |
공간과 도형 | · 도형 · 측정 · 도형과 변환 · 도형과 위치 |
· 도형 · 측정 · 도형과 변환 · 도형과 위치 |
· 도형 · 도형과 변환 · 도형과 좌표 · 도형과 증명 |
통계와 확률 | · 숫자 자료의 통계 활동 초보 · 비 확정적인 현상 |
· 간단한 숫자 자료의 통계 과정 · 가능성 |
· 통계 · 확률 |
실천과 종합응용 | · 실천 활동 | · 종합응용 | · 과제학습 |
우리나라의 국민 공통 기본교육 기간 10년은 중국의 의무교육 기간인 초등학교와 중학교 9년에 대응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수학 교육과정은 국민 공통 기본교육 기간의 내용을 6개 영역으로 세분하는 데 반해 중국은 '수와 대수', '공간과 도형', '통계와 확률', '실천과 종합응용'의 4개로 대별하였다. 실제 네 번째의 '실천과 종합응용'은 독립적인 내용 영역이라기보다는 여러 내용의 종합과 응용의 성격이 강하므로, 결국 중국은 3개로 영역을 구분한 것이다.
영역의 세분화 경향을 띤 우리나라의 방식이 나름대로 장점을 갖고는 있지만, 광역적 구분을 한 중국의 방식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교과서의 단원 구분은 교육과정의 영역 구분을 준수해야 하므로 영역을 세분화하게 되면 교과서 집필 시 수학 교육과정에서 상이한 영역에 포함되는 내용을 하나의 단원에서 통합적으로 취급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나. 집중형, 선형적 내용구성
우리나라는 하나의 수학적 주제를 도입하여 여러 학년에 걸치면서 점진적으로 심화시켜 나가는 나선형, 분산형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은 하나의 주제를 특정 학년에서 집중적으로 취급하여 학년 간 내용의 중복을 가능한 피하는 집중형, 선형적 구성에 가깝다. 중국 교육과정은 3개 학년씩 통합하여 진술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구성 방식은 교과서 분석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새 교육과정에 근거한 중국의 교과서 중 입수할 수 있는 것은 초등학교 교과서로, 통계 관련 내용은 특정 학년에 집중적으로 배치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3단계에서 막대그래프, 4단계에서 꺾은선그래프, 6단계에서 비율그래프를 다루는 데 반해, 중국은 12권, 즉 6학년 2학기 교과서에서 세 가지 그래프를 한 단원에서 다루고 있다. (인민교육출판사, 2002)
다. 학습 목표의 구체적 진술
중국과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목표 진술이 구체적인 정도를 단순하게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볼 때 중국 교육과정의 목표가 보다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중국의 교육과정은 목표 자체만으로도 어떠한 과정을 거쳐 어떤 개념을 이해시켜야 하는지가 어느 정도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의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어떤 능력을 습득하기를 기대하는지를 '결정한다', '체험한다', '그린다', '안다', '해결한다'와 같이 비교적 다양한 동사를 동원하여 표현하였다.
라. '실천과 종합응용' 영역에 제시된 프로젝트
중국 교육과정의 네 번째 내용 영역인 '실천과 종합응용'은 여러 가지 내용을 복합적으로 요구하는 일종의 프로젝트로 구성되어 있다. 단계마다 이름을 달리하여 '실천 활동', '종합응용', '과제학습'으로 명명하였으나, 관찰하고 조작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험하고 추리하고 해석하고 응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실생활과 관련된 수학 과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는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서구의 교육과정과 교과서들은 자료를 수집하고 해결 계획을 수립하여 해결하는 과정에서 관찰하고 토론하고 추론하는 활동을 포함하는 프로젝트를 다수 포함한다. 위에 제시된 중국의 예는 그러한 프로젝트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수행평가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성 수학 과제들이 활용되어 왔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중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서구의 교육과정과 교과서의 경향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편. 수학과 교육과정 국제 비교
이편에서는 제3차 수학·과학 성취도 국제 비교 연구인 TIMSS(Third International Mathematics and Science Study)에 나타난 수학과 교육과정의 국제 비교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국제 교육 성취도 평가 협회(IEA)가 주관하는 세 번째 국제 비교 연구인 TIMSS는 46개국 47개 집단이 참여한 대규모의 국제 비교 연구이다. 1995년에 실시된 TIMSS의 검사 문항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46개국이 공통으로 학습하는 내용을 추출할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하여 각국의 수학과 과학 교육과정에 대한 광범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조사 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비교 결과를 발표하였다. TIMSS에서는 다음의 수학 주제들을 미리 설정하고 이 주제들의 도입 시기나 취급하는 기간 등을 조사하였다.
TIMSS는 각 국가가 수, 측정, 기하, 비례, 함수, 관계, 방정식, 자료표현, 확률과 통계, 기초 해석학, 타당화와 구조, 기타내용 등 제시된 수학 주제들을 도입하는 학년을 조사하고, 이 학년들에 대한 중앙값, 즉 중앙학년을 산출하여 비교하였다. 한국은 중앙학년보다 3년 이상 일찍 도입한 수학 주제의 수가 5개이며, 중앙학년보다 3년 이상 늦게 도입한 주제는 없었다.
TIMSS는 각국이 수학 주제들을 도입하여 취급한 기간의 평균을 구하고, 참여국의 평균 기간에 대한 중앙값을 구하여 그 차이를 조사하였다. 우리나라가 각각의 수학 주제를 취급한 기간의 평균은 참여국의 평균 지속 기간에 대한 중앙값보다 1년 짧았다. TIMSS에서는 각 국가가 각 학년에서 다루는 수학 주제의 수도 비교하였다. 각 학년에서 다루는 수학 주제의 수는 학습 내용의 양에 대한 하나의 준거로 삼을 수 있다.
학년별 수학 주제의 변화 추이를 살펴볼 때, 우리나라는 일본과 유사하며, 초기에 적은 수의 주제를 다루다가 점점 증가하여 중학교 1학년에서 주제의 수가 정점에 달하고, 중학교 1학년 이후에는 학년이 높아질수록 점차 다루는 주제의 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미국이나 스위스는 우리나라나 일본에 비해 다루는 주제의 수는 많지만, 점차 증가하였다가 감소한다는 측면에서는 공통점이 있으며, 미국은 8학년에서, 스위스는 10학년에서 주제의 수가 정점을 이룬다. 또 중국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수학 개념을 비교적 늦게 도입하고 짧은 기간 동안 집중해서 다루기 때문에 각 학년에서 다루는 주제의 수는 많지 않으며, 9학년에서 가장 많은 수의 주제를 다룬다. 가장 독특한 양상을 보이는 국가가 러시아로, 다루는 주제의 수가 1학년부터 12학년까지 지속해서 늘어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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