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연합주의 심리학과 형태심리학
심리학이 철학 분야로부터 독자적인 학문 영역을 이루게 된 것은 20세기 초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초의 심리학은 손다이크와 스키너, 파블로프 등이 중심이 된 연합주의 심리학으로 볼 수 있다. 이 중에서 손다이크와 스키너는 심리학의 연구 결과를 아동들의 수학 학습에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그 결과가 오늘까지도 학생들의 수학 학습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1. 손다이크의 산술심리학
손다이크는 기본적으로 연합주의 심리학의 입장에 따라 학습은 외부 자극과 그에 대한 유기체의 반응으로 이루어진다는 입장을 취한다. 이러한 자극-반응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 연결 또는 결합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자극과 반응 사이의 결합이 형성되고 만족스러운 결과가 수반되면 자극-반응의 결합 강도는 증대되고, 불만족스러운 결과가 수반되면 자극-반응의 결합이 약화한다는 '효과의 법칙'을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손다이크는 초등교육의 목표는 인간 본성의 변화를 낳는 것이며, 인간 본성의 변화는 수많은 연결과 결합으로 표현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러한 연결과 결합은 학생이 학교가 조직한 상황에서는 어떤 일정한 방식으로 생각하거나 느끼거나 행동하도록 하며, 학교 밖의 삶에 부딪히게 되면 그와 유사한 상황에서 유사하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도록 영향을 준다.
손다이크는 자신의 저서 'The Psychology of Arithmetic'(1992)에서 일반적으로 초등학교에서 지도해야 하는 산술 학습의 내용으로 수의 의미, 십진기수법의 원리, 사칙계산의 의미, 공통된 몇 가지 측정의 본질 및 관계, 정수 및 분수와 소수의 사칙 계산, 앞의 다섯 가지로 표현된 지식과 능력을 문제해결에 적용하는 능력, 백분율과 이자 등 일상생활에서 등장하는 것에 대한 특정한 능력의 일곱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손다이크는 당시까지의 산술 학습에 대한 몇 가지 문제를 지적하고 있으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이는 문제는 산술 지식과 능력을 어떤 교육학적인 마술에 의하여 개선되어야 하는 신비로운 일반적인 능력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손다이크의 저서는 이 문제에 답하고자 하는 노력인 것으로 생각된다.
자극-반응의 결합이라는 손다이크의 기본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각종 산술 법칙의 연역적 이해에 대한 손다이크의 입장을 알아보아야 한다. 우선 손다이크는 '받아 올림이 없는 간단한 곱셈'을 예로 들어 연역적 설명과 귀납적 설명을 대비시키고 있다.
먼저 연역적 설명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할 수 있다. 먼저 '곱'과 '피승수', '승수'의 의미를 설명한다. 다음으로 간단한 곱셈 문제의 예를 든 다음 곱셈의 원리를 설명한다. 예를 들어 623과 3의 곱셈이라면 연역적 설명은 '일 단위인 3의 3배는 9개의 일 단위이다. 결과의 일의 자리에 9를 쓴다. 십 단위의 2의 3배는 6개의 십 단위이다. 결과의 십의 자리에 6을 쓴다. 백단위의 6의 3배는 18개의 백 단위 또는 1개의 천과 8개의 백이다. 1은 천의 자리에 쓰고 8은 백의 자리에 쓴다. 따라서 곱은 1천 8백 6십 9일, 즉 1869이다'와 같이 진행한다.
귀납적 설명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먼저 예시 문제 상황을 제시한다. 예를 들면, '32명의 3학년 아이들이 소풍을 가려고 한다. 32명의 아이가 4개의 샌드위치를 먹는다면 모두 몇 개의 샌드위치가 필요할까? 같은 문제이다. 먼저 4와 2의 곱을 생각하여 일의 자리 2 아래에 8을 쓰게 한다. 다음으로 4와 3의 곱을 생각하여 십의 자리 3 아래에 12를 쓰게 한다. 다음으로 32와 2의 곱, 2와 32의 곱, 32와 3의 곱과 관련된 문제를 계속하여 제시한다.
여기서 손다이크는 산술 법칙에 대한 많은 연역적 설명은 학생들이 5학년 정도가 되었을 때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는 교과서나 교사가 아무리 잘 연역한다고 하더라도 설명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면서 손다이크는 설명은 가능한 적게 하고 아이들의 사고에 영향을 주지 않는 형태로 조작을 연습하게 할 것을 주장한다. 모방과 수학적 연습에 따라 세로 곱셈을 학습하다 보면 25 X A는 13 X A의 약 두 배의 크기이며, 38 또는 39 X A는 약 세 배라는 것, 그리고 115 X A의 결과는 11 X A의 약 열 배라는 것을 알게 될 것으로 본다.
따라서 학생들에게는 연역적 설명과 상관없이 정확하게 계산하는 법을 지도해야 하며, 연역적 설명은 부수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특히 일반적인 연역적 산술 이론은 잊히기 위해 학습되어서는 안 되며, 나중에 학생이 형성한 습관의 통합체 또는 이론적 근거로서 학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손다이크가 아동들의 산술 학습에서 관심을 가진 또 다른 문제는 학생들에게 형성시켜야 할 결합의 선택과 결합을 형성시키기 위한 최적의 순서 발견 및 그러한 순서로 각 결합을 형성시킬 최적의 방법에 대한 문제이다. 먼저 결합의 선택과 관련하여 손다이크는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의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① 학생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라.
② 상황과 연결하기를 원하는 반응을 고려하라.
③ 결합을 형성하라. 기적에 의하여 결합이 형성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마라.
④ 같은 값이면, 깨어질 결합은 형성하지 마라.
⑤ 같은 값이면, 하나의 결합으로 충분한 것을 두 가지 또는 세 가지 결합을 형성하지 마라.
⑥ 같은 값이면, 나중에 작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결합을 형성하라.
⑦ 자연스러운 상황과 자연스러운 반응을 중시하라.
또한 결합의 순서와 관련하여 다음의 여섯 가지 일반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 다른 것이 같다면, 새로운 종류의 결합은 앞의 결합이 충분히 확립된 이후에 시작되어야 하며, 두 가지 다른 결합이 동시에 시작되어서는 안 된다.
② 다른 것이 같다면, 결합은 어느 것도 이후에 깨지지 않도록 하는 순서로 형성되어야 한다.
③ 다른 것이 같다면, 다양하게 배열한다. 곱셈의 경우 간단한 곱셈의 기초를 지도한 후 5단, 2단, 3단, 4단을 지도한 후 나눗셈의 기초를 지도함으로써 단조로움을 깰 수 있다.
④ 다른 것이 같다면, 산술 과정이나 추론을 일깨우는 데에서뿐 아니라, 그것이 일어난 후 증명하는 데에서도 실제 보조물을 사용한다.
⑤ 다른 것이 같다면, 학생이 과정을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을 때까지 그 과정이 왜 옳은지에 대한 모든 설명을 유보했다가, 그 후에 그것이 옳다는 사실을 증명하게 한다.
⑥ 그 밖의 교육과정 연구 목적이나 학교 밖 학생의 실제적 필요에 비추어 결합 순서를 배열한다.
한편, 산술 추론의 지도에 대한 손다이크의 입장을 알아보자. 손다이크에 의하면 추론적 사고는 '떠오르는 여러 가지 생각 중 선택하고, 이미 형성되어 있는 습관적인 반응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문제를 다루며, 체계적인 방법으로 여러 가지 행위를 결합함으로써 반응하여 목적성을 띠게 되는 사고'이다. 그리고 귀납 추론이든 연역 추론이든 그 과정에는 주어진 사실의 요소를 분석하는 과정, 문제에서 의미를 갖는 요소를 선택하는 과정, 의미를 부여하거나 각 요소의 비중을 결정하는 과정, 적절한 관계 속에서 각 요소를 사용하는 과정 등이 포함된다.
여기서 손다이크는 추론 또는 추리적 사고는 습관의 법칙과 상반되거나 독립된 것이 결코 아니며, 인간의 본성과 훈련에 의하여 어떤 조건이 갖추어지면 반드시 얻게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문제를 대하는 인간의 행동은 자신이 가진 습관을 넘어서거나 상반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자신이 일상적으로 대략 형성해 온 결합과 상반되거나 새로운 문제를 대하면서 반드시 만족시켜야 하는 것에 맞지 않는 것을 버리려는 태도 때문이며, 사실은 자신의 습관을 넘어서거나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추론 역시 습관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어떤 강제적 조작이라기보다는 여러 종류의 습관이 결합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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