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2023 Happy Day
교육

피아제의 수학 학습 심리학(1)

by 44Mom 2023. 3. 14.
반응형

피아제 심리학의 기본 가정은 멀리 플라톤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플라톤에서 칸트와 헤겔을 거쳐 듀이로 이어지고 형태심리학 자들에게 영향을 끼쳤으며 피아제와 브루너에게 뿌리를 내린 인식론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모든 지식의 바탕이 되는 '기본적인 소양'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명확히 하고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문제에 부딪혀야 한다. 이러한 입장은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출발하여 손다이크, 스키너, 오수벨 등에 뿌리를 내린 아동은 '백지'로 출발하며 인간의 지적인 발달을 경험의 누적된 결과로 설명하는 입장과 대비된다.

 피아제는 수학적 지식 및 사고의 본질을 '조작'이라고 보고, 그 발생 과정을 분석하여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는 피아제의 수학 학습 심리학을 인지 발달 단계 이론, 반영적 추상화, 수학 교육에 주는 시사점으로 나누어 설명해 보려 한다.

 

● 인지 발달 단계 이론

피아제에 따르면 인간은 타고난 기본적인 쉠(scheme)을 바탕으로 적응 기능에 의하여 환경과 상호 작용하는 가운데보다 유연하고 포괄적인 인지쉠을 구성함으로써 인지 구조를 변화시켜 간다. 쉠이란 행동과 조작을 반복할 수 있게 하고 일반화할 수 있게 하는 인지 구조를 의미하며, 젖을 빠는 , 쥐는 , 던지는  등으로 출발하여 비례 관념, 알고리즘 등 수학 학습에 요구되는 조작적 쉠으로 발달시켜 나가게 된다. 환경에의 적응 과정은 다시 '동화'와 '조절'이라는 상보적인 두 측면으로 나누어진다. 동화는 기존의 어떤 쉠을 고수하면서 가능한 한 넓은 범위의 상황을 그에 종속시키려고 시도하는 보수적 기능으로서 기존의 인지 구조에 의한 대상의 해석이며, 조절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자신의 쉠을 조절, 분화하는 적응 기능이다.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인지적 균형의 파괴와 동화 및 조절에 의한 새로운 균형화가 반복되는 쉠의 끊임없는 재구성 과정이 인지 발달이다. 피아제에 의하면 아동의 인지 발달은 감각운동기, 전조작기, 구체적 조작기, 형식적 조작기의 4단계를 단계적으로 통과하게 된다. 물론 각 단계가 나타나는 시기는 아동의 문화적, 사회적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각 단계의 공통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 감각운동기

태어나서부터 대략 2세 정도까지 지속되는 감각운동기의 출발점은 삼키기, 빨기, 혀 움직이기, 울기와 같은 타고난 생물학적인 반사 작용과 순환반응이며, 순환 반응이란 우연히 획득된 어떤 새로운 결과의 능동적인 재생 행위를 말한다. 이 시기의 유아는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행동을 쉠이라는 일련의 분명한 행위 단위로 발전, 조직한다. 유아는 자기 감각과 육체적인 움직임을 조정할 수 있게 되고, 시야에서 사라진 물체가 다시 나타날 수 있음을 알게 되고, 물리적인 대상에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된다.

 

나. 전조작기

대략 2세에서 7세까지 지속되는 전조작기는 언어와 상징 기능의 습득과 더불어 시작된다. 이 시기의 아동들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자기중심성'이다. 자기중심성이란 세상을 자신만의 단일한 관점에서 보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러 가지 시각이나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자신에게 사로잡혀 있다는 자각조차 없는 상태를 뜻한다.

 피아제는 이러한 자기 중심성이라는 특징을 가역성의 결여로 설명하고 있다. 아동은 마음속으로 한 행동을 거꾸로 하여 출발점에 되돌아오는 데 곤란을 느끼며, 일단 실행된 행동에 집착하고 앞에서 행한 다른 행동이나 가능한 행동과 조정하지 못한다. 내면화된 가역적 행동이 조작이므로, 조작의 결여가 이 시기의 중요한 특징이 된다.

 한편, 이 시기 아동의 사고는 모순으로 충만하며 피아제는 두 가지 종류의 모순을 구분하고 있다. 첫째는 '건망증에 의한 모순'으로, 아동이 한 가지 대상에 대하여 두 가지 모순된 견해를 가지고 주저하고 있을 때, 이 중 한 가지를 언급한 다음 잠시 시간이 지나면 이미 말한 것을 잊어버리고 다른 것을 언급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응축에 의한 모순'으로, 한 가지 동일한 현상에 대하여 두 가지 모순된 설명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없는 아동은 두 가지 모두에 동의하기도 하며, 그것을 융합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 조작기에 접어들면서, 함의에 대한 지각이 이루어지고, 응축에 의한 모순을 제거하면서 점진적으로 가역적 행동이 가능해지며, 이는 자기 중심성의 감소와 연결되어 나타난다.

 

다. 구체적 조작기

 대략 7세에서 11세까지 지속되는 구체적 조작기는 가역성의 출현과 더불어 시작되며, 가역성을 다음과 같이 상보적인 두 가지 형식 중 하나로 나타난다. 첫째 형식은 전도(inversion)나 부정(negation)에 의한 것으로 이미 수행된 조작을 취소하는 것이며, 이 경우 조작과 그 역조작의 결과는 영조작, 곧 항등 조작이다. 둘째 형식은 상반(reciprocity)에 의한 것으로 차이를 보정해 주는 것이며, 이 경우 조작과 상반 조작의 결과는 평형이 된다. 예를 들어, 천칭의 한쪽에 무게를 가해 평형이 깨어진다면, 가한 무게를 제거함으로써 다시 평형을 회복할 수 있는데 이것이 전도나 부정에 의한 가역성이며, 반대편에 무게를 놓아 평형을 회복할 수 있는데 이것이 상반에 의한 가역성이다.

이 단계의 아동은 사물을 실제로 다루지 않고 개념 사이의 관계를 내면적으로 취급할 수 있다. 즉 개념적 표상과 그 관계를 다룰 수 있어 문제를 내면적으로 시행착오를 통하거나 가설의 검증을 통하여 해결할 수 있으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해하고 이미 획득된 개념과 관련지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작은 당시의 혹은 그전에 행하여진 구체적인 대상의 취급과 직접 관련되며 구체적 대상 없이 언어적 명제만을 다루는 형식적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다는 점에서 형식적 조작기와는 구분된다.

 

라. 형식적 조작기

대략 11~12세 정도의 시기에 시작되는 형식적 조작기에서는 대상, 성질, 개념 등이 명사로 파악되고, 구체적인 상태나 조작이 명제로 표현되는 수준을 넘어서 정신 활동의 영역이 보다 확대되어 구체적 조작뿐만 아니라 언어적 가설에 근거한 추론을 할 수 있게 된다. 피아제는 형식적 조작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태도가 생겨나는 근원을 구체적 조작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점점 복잡해지는 데서 비롯되는 방향 전환에서 찾고 있다.

구체적 조작기의 아동들은 어려운 문제에 처했을 때 단순히 의미 있는 어떤 것이 자료에서 저절로 나타나기를 희망하면서 관계를 발견하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구성된 연결 고리가 너무 복잡하다면 언젠가 분석하지 않고서 남겨둔 변인이 나중에 방해 요소로서 재등장할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사고 단계를 재추적해야 한다. 여기서 형식적 조작기에 독특한 사고의 변화가 일어나 간섭 변인의 방해에서 자유롭게 변인 x를 분석하기 위하여 간섭 변인 y를 배제하는 변인 통제 능력을 갖추게 된다. 또한 형식적 조작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 또 다른 변화는 부정에 의해 배제할 수 없는 변인을 배제하는 방법을 일반화하게 되는 것으로, 변인을 중립화하는 것, 즉 상반에 의해 그 변인을 배제하는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형식적 수준에서 발견되는 변인의 통제는 전도에 의한 가역성과 더불어 상반에 의한 가역성에 의해 가능하게 된다. 그리고 변인의 통제는 필연적으로 아동의 조작을 조합적 체계로 바꾸도록 유도하게 된다.

이 시기의 아동들은 선, 악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으며, 어떤 정의나 규칙, 규범을 적절히 객관적인 입장에서 볼 수 있게 된다. 또한 귀납적 추론이나 연역적 추론을 할 수 있으며, '~이면 ~이다'라는 가설 연역적 사고를 할 수 있다. 또한 순열이나 조합, 비율, 상관관계, 확률과 같은 복잡한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게 되며, 무한히 큰 수와 작은 수에 대한 인식이 가능해진다.

반응형

댓글